오월의 보리 오월의 보리 밝은꽃 성란 보리가 한들한들 춤을 춘다. 아이들의 세상, 오월 함께 뛰놀고 싶어서 까치발을 들고 한들한들 초록빛 온몸을 다 바쳐 한들한들 춤을 춘다. 하루에 한 뼘씩 쑥쑥 자라며 한들한들 한들한들. 창작밭/동 시 2010.05.02
빗방울꽃 빗방울꽃 밝은꽃 성란 또그르 또그르르 새로 얹은 까만 아스팔트에 겁없이 똑똑 떨어져 동그랗게 동그랗게 피어나는 용감한 빗방울꽃. 자동차 바퀴 속으로 사람들 구두 밑으로 또그르 또그르르 들어갔다 나왔다 숨바꼭질하는 개구쟁이 빗방울꽃. 삼신 할머니집 손주 처럼 아스팔트 위에 콩콩 뛰어내.. 창작밭/동 시 2010.05.02
우린 친구잖아 우린 친구잖아 밝은꽃 성란 무슨 일 있어? 말할 힘도 없구나? 그럼 그냥, 내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으렴. 바람 냄새 나지? 두 손에 모아서 꼬옥 쥐고 있을래? 핼쓱한 볼에서 미끄럼 타는 얄미운 이슬방울 꼭꼭 묶어서 길 떠나는 바람에게 선물하려고. 왜 전화 안했어? 또 내 걱정 먼저 했구나? 그럼 그냥, .. 창작밭/동 시 2010.05.02
여 름 ♠ 여 름 ♠ 밝은 꽃 손성란 벚나무 잎들은 울 엄마 양산처럼 양팔을 들고 개구쟁이 목덜미엔 잘 익은 오디처럼 까맣게 새겨진 햇볕 땅에 닿지도 못하고 하늘로 날아가 버리는 뜨거운 땀방울 야, 여름 왔다! 창작밭/동 시 2010.05.02
오월에는 오월에는 밝은꽃 성란 오월엔 나무들이 더 잘 자라요. 겨울바람 이기고 돋아난 싹을 훈장처럼 달고 있는 아기나무가 의젓하다 쓰다듬는 촉촉한 봄비, 대견하다 입 맞추는 따뜻한 봄볕. 오월엔 아이들이 더 잘 자라요. 참새처럼 냇물처럼 조잘거리며 밤톨처럼 영글게 크는 아이가 기특하다 쓰다듬는 아.. 창작밭/동 시 2010.05.02
지우개 지우개 밝은꽃샘 장난감 하나 때문에 동생과 싸웠던 어제 일도 싹싹 당번인데 청소도 안하고 집으로 와 버린 오늘 일도 쓱쓱 학용품 살 용돈 인형 뽑기 기계에 덥석 넣어버린 내 손도 박박 어떻게 하면 한 레벨 올릴까 쉼 없이 궁리하는 공부시간의 내 머리 속도 벅벅 싹싹, 쓱쓱, 박박, 벅벅 휴우, 다 .. 창작밭/동 시 2010.05.02
감기 감기 밝은꽃샘 콜록콜록 눈치 없는 기침이 또 나온다. 모두들 조용히 공부하는데 기침 한 사람 누구야 할까봐 조마조마하다. 찌르륵 퐁 눈치 없는 콧물이 방울까지 만들며 또 나온다. 깍쟁이 내 짝에게 들키기 전에 후루룩 한 번에 들여 마시고 괜스레 콧잔등 쓰다듬는다. 창작밭/동 시 2010.05.02
철쭉 철 쭉 밝은꽃 성란 바람 간지러운 날, 홀로 봄빛에 취해 빨갛게 물든 몸 파르르 떨며 나비신랑 기다리네. 날아와 앉을 듯 말듯 마음만 태우는 나비신랑 보고파 까맣게 멍든 마음 목젖까지 올라왔네. 일부러 취한 척 바람에 몸 맡기고 한들한들 빨갛게 애만 태우네. 창작밭/동 시 2010.05.02
왜 그런 걸까? 왜 그런 걸까? 밝은꽃 손을 내밀면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는 그만큼의 거리에서 깊게 숨을 마시면 너의 체취가 묻어오는 그만큼의 거리에서 음악을 듣고, 차를 마시고 어제 읽은 책이야기 함께 더듬어보고 창 밖으로 오가는 무심한 사람들 창 턱에 고이는 몇 가닥 햇빛 속에 턱을 고이고 마주앉아 빙.. 창작밭/시 2010.04.17
벚꽃처럼 벚꽃처럼 -밝은꽃- 봉오리 터지는 첫소리 가만가만 귀 기울이는 노란동이 민들레에게 제일 먼저 팡팡 아장아장 걸음마에 아슬아슬 뒤따라오는 아가랑 엄마에게도 조심스레 펑펑 지팡이로 또각또각 마음만 먼저 달려온 할머니께도 팡팡 할아버지께도 펑펑 옹글몽글 모여앉아 깔깔깔깔 웃다가도 지금 .. 창작밭/동 시 2010.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