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다리고 있을거야 나는 기다리고 있을거야 -자폐아 홍길동에게- 밝은꽃 성란 고 작은 고추 가슴 속에 차곡차곡 접혀있는 세계지도를 나는 본단다. 접고 또 접어 콩알만큼 작게 만들어 네 가슴 크기에 꼭 맞게 만들어 깊이깊이 숨겨놓은 너의 꿈자리, 너의 희망자리, 그 불같은 소망의 자리를 나는 보았단다. 깊이를 알 수.. 창작밭/동 시 2010.05.02
아기 얼굴 아기 얼굴 밝은꽃 성란 언제나 싱그러운 아침이야 풀잎에 앉은 이슬들도 웃고 있지 왜? 이슬은 해님의 거울이잖아 해님의 웃음이 갑자기 터지면 하얀 분수가 또르르 쏟아져 내리지. 밥풀 같은 앞니 두 개가 쏘옥 복숭아 볼에 우물이 포옥 엄마랑 눈이 마주치면 있는 대로 입을 벌리고 뽀얀 기쁨이 와르.. 창작밭/동 시 2010.05.02
영어 배우기 영어배우기 밝은꽃 성란 “휴-우” 생각만 해도 한숨이 나온다. “쿵-당, 쿵-당” 학원가는 내내 가슴이 뛴다. 원어민 선생님과 공부해야 더 빨리, 더 잘 할 수 있다고 우리말이라고는 “안녕!” 밖에 모르시는 노랑머리 파랑 눈 아메리칸 선생님과 함께 하는 영어 배우기. 우리말 받아쓰기도 백 점을 .. 창작밭/동 시 2010.05.02
예쁜 내 강아지 예쁜 내 강아지 밝은꽃 성란 거뭇거뭇 검버섯 쪼글쪼글 주름고랑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예쁜 데 하나 없는 빈 젖 할미 품에 온몸으로 안겨 비비고 입 맞추고 꾸물꾸물 지렁이 지나간 손등 자꾸 씻어도 온몸에 배어 있는 세월의 냄새 명절에나 얼굴 보는 아들도 딸도 저만큼 떨어져 큰절 하더니 무에 그.. 창작밭/동 시 2010.05.02
카네이션의 노래 카네이션의 노래 밝은 꽃 성 란 빨간 색종이 세 장 초록 색종이 한 장 엄지손톱으로 꼭꼭 눌러가며 선생님 따라 접는 종이 카네이션 깔끔이 짝꿍 보다 똑순이 누나 보다 엄마 맘에 아빠 맘에 쏙 들게 접어서 엄마 가슴에 아빠 가슴에 온종일 꼭꼭 붙어있게 해야지. 아빠 어깨 올라타 귀잡이 운전하던, .. 창작밭/동 시 2010.05.02
수박 수 박 밝은꽃 성 란 비오는 숲 달구지 지나간 길 푸른 눈물 맞으며 덜컹대며 달려간 길 숲의 끝까지 쉬지 않고 달리면 똑똑똑 땀방울 빨간 심장에 이제 그만 쉬라고 마침표 찍어주네. 창작밭/동 시 2010.05.02
빗방울꽃1 빗방울꽃 밝은꽃 성란 또그르 또그르르 새로 얹은 까만 아스팔트에 겁없이 똑똑 떨어져 동그랗게 동그랗게 피어나는 용감한 빗방울꽃. 자동차 바퀴 속으로 사람들 구두 밑으로 또그르 또그르르 들어갔다 나왔다 숨바꼭질하는 개구쟁이 빗방울꽃. 삼신 할머니집 손주 처럼 아스팔트 위에 콩콩 뛰어내.. 창작밭/동 시 2010.05.02
여름이 가을에게 여름이 가을에게 밝은꽃 성란 "우리 악수하자." 여름이 가을에게 손을 내밀어요. "이젠 내 손 놓지마!" 여름이 가을에게 투정을 해요. "나 혼자 꽃피우느라 너무 힘들었어." 여름이 가을에게 엄살을 해요. "이제 열매는 네 책임이야!" 여름이 가을에게 부탁을 해요. 창작밭/동 시 2010.05.02
빗방울꽃1 빗방울꽃 밝은꽃 성란 또그르 또그르르 새로 얹은 까만 아스팔트에 겁없이 똑똑 떨어져 동그랗게 동그랗게 피어나는 용감한 빗방울꽃. 자동차 바퀴 속으로 사람들 구두 밑으로 또그르 또그르르 들어갔다 나왔다 숨바꼭질하는 개구쟁이 빗방울꽃. 삼신 할머니집 손주 처럼 아스팔트 위에 콩콩 뛰어내.. 창작밭/동 시 2010.05.02
선생님도요? 선생님도요? 밝은꽃 성란 더 자고 싶어요. 내 몸처럼 생긴 이불동굴 속에서 딱 십 분만. 더 놀고 싶어요. 봄 햇살 간지러운 운동장에서 얼음 땡 하면서 딱 오 분만. 더 얘기하고 싶어요. 얼굴만 보아도 웃음 나는 내 짝이랑 얄미운 수업 종 땡땡 울려도 딱 일 분만. “그래, 나도 그래!” “어머, 선생님도.. 창작밭/동 시 2010.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