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홍시 손성란 뜨거운 햇볕 한 줌 개구쟁이 콧김으로 꽁꽁 묶어 꽁꽁 동여 담장 위에 숨겨 놓고 그만 잊어버린 거야 배부른 참새가 모른 척 하고 허수아비는 잠 안자고 밤새 지키고 꼬부랑 할머니 허리 필 때 주름진 얼굴에 물들던 젖먹던 힘이 아무도 몰래 담장 위에 빨갛게 빨갛게 고였던 거야 여름의 뜨거움 개구쟁이 콧김 잠 못 잔 허수아비의 빨간 눈 할머니의 지팡이에 대롱대롱 가을바람 조물조물 뭉쳐진 거야 동글동글 매달린 거야 작은 해처럼 창작밭/동 시 2023.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