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동 시

우린 친구잖아

길길어멈 2010. 5. 2. 01:43

        우린 친구잖아 밝은꽃 성란 무슨 일 있어? 말할 힘도 없구나? 그럼 그냥, 내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으렴. 바람 냄새 나지? 두 손에 모아서 꼬옥 쥐고 있을래? 핼쓱한 볼에서 미끄럼 타는 얄미운 이슬방울 꼭꼭 묶어서 길 떠나는 바람에게 선물하려고.   왜 전화 안했어? 또 내 걱정 먼저 했구나? 그럼 그냥, 우리 손잡고 천천히 걷자. 노란 민들레 보이지? 잠깐 멈춰서 바라봐 줄래? 낮추고 또 낮추면 보일거야. 바닥에 몸 비비며 노래하던 꽃들이 부러움 토하며 널 보는 시샘의 노란빛. 넌 내 친구잖아, 세상에서 제일 큰. 난 네 친구잖아.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 우린 정말, 정말 좋은 친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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