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에는
밝은꽃 성란
오월엔 나무들이 더 잘 자라요.
겨울바람 이기고 돋아난 싹을
훈장처럼 달고 있는 아기나무가
의젓하다 쓰다듬는 촉촉한 봄비,
대견하다 입 맞추는 따뜻한 봄볕.
오월엔 아이들이 더 잘 자라요.
참새처럼 냇물처럼 조잘거리며
밤톨처럼 영글게 크는 아이가
기특하다 쓰다듬는 아빠의 손길,
어여쁘다 안아주는 엄마의 가슴.
오월엔 무엇이든 더 잘 자라요.
잘했다, 예쁘구나, 고맙습니다.
부지런히 칭찬하고 바쁘게 사랑해도
서른 한 날 오월은 짧기만 해요.
오월 한 달 바람처럼 스쳐버려도
길고 긴 겨울을 참아내는 건
의젓하다, 대견하다, 돋아난 싹아
기특하다, 어여쁘다, 오월의 아이야.
가슴에 꼭꼭 품은 칭찬의 씨앗
한 겨울을 나고도 싹이 돋아요.
꽃샘추위 이기고 꽃이 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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