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존경하는 김은정 선생님께 여름 장마비 못지 않은 굵은 빗방울이 온종일 교실창가에 선 나뭇잎을 흔들어대는 심란한 하루였습니다. 3층에서 1층으로 교실을 옮긴 올해는 자연의 온갖 마술쇼를 오롯이 제가슴에 품어가며 느낍니다. 해마다 새로 돋는 새순이 작년보다 이쁘고, 바람에 날리.. 창작밭/산 문 2010.08.06
운동회 운 동 회 다원 손성란 “백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목이 터지게 응원해도 언제나 청군이 이긴다. “여엉차-, 여엉차-” 온 힘 다해 줄다리기 이겨놔도 마지막엔 언제나 청군이 이긴다. 작년에도 올해도 지기만 하는 백군 백군이 이기라고 응원하지 말고 내년엔 내가 꼭 청군이 될 거다. 창작밭/동 시 2010.06.13
선생님도요? 선생님도요? 다원 손성란 더 자고 싶어요. 내 몸처럼 생긴 이불동굴 속에서 딱 십 분만. 더 놀고 싶어요. 봄 햇살 간지러운 운동장에서 얼음 땡 하면서 딱 오 분만. 더 얘기하고 싶어요. 얼굴만 보아도 웃음 나는 내 짝이랑 얄미운 수업 종 땡땡 울려도 딱 일 분만. “그래, 나도 그래!” “어머, 선생님도.. 창작밭/동 시 2010.06.13
우리 교실 우 리 교 실 다원 손성란 우리 교실, 우리 교실 정다운 우리 교실 앞문으로 들어오면 큰 책상 하나 뒷문으로 들어오면 작은 책상 여러 개 볕 좋은 창가엔 친구들 얼굴 같이 자그마한 꽃들이 나란히 나란히 사물함 뒤 환경 판엔 동시랑 종이접기랑 우리들의 이야기가 주렁주렁 주렁주렁 거북이랑 금붕어.. 창작밭/동 시 2010.06.13
커피 커 피 다원 손성란 아침인가보다 엄마보다 먼저 들어오는 커피냄새 쌉스레한 이 냄새 사라지면 엄마 목소리 들려 올 테지 일어나야지?, 아침이야!"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시작한 엄마가 그윽한 커피 향처럼 나직이 깨워주시는 날은 엄마가 덜 피곤한 날. 지각인가보다 커피향보다 먼저 들어오.. 창작밭/동 시 2010.06.13
쉿, 말하지마 쉿, 말하지마 다원 손성란 과학시간에 만들어 논 우리 반 어항 속엔 우렁이 세 마리, 금붕어 두 마리. 선생님이랑 친구들이랑 만들어 논 우리 반 유리어항 속엔 다슬기 세 마리, 물 풀 두 개. 너무너무 귀여워서 한참을 보다가 아무도 없을 때 살짝 우렁이를 만졌어요. 동그란 몸통에 납작한 손톱 뚜껑 .. 창작밭/동 시 2010.06.13
자전거 자 전 거 다원 손성란 느티나무도 휙 목백합도 휙휙 동그란 두 바퀴로 바람을 가르며 쌩쌩 달리는 내 자가용 친구하자 달려드는 개구쟁이 아침바람 뒤에서 머리카락 잡아당기고 같이 가자 등에 업힌 응석쟁이 아침햇빛 따끔따끔 목덜미 꼬집어대도 놀이터도 휙 강아지도 휙휙 눈 한 번 깜빡이면 모두.. 창작밭/동 시 2010.06.13
콩쥐야, 콩쥐야 (콩쥐와 팥쥐를 읽고) 콩쥐야, 콩쥐야 다원 손성란 콩쥐야, 콩쥐야 새엄마가 구박해도 팥쥐가 심술피워도 꾹꾹 참으며 일만하는 콩쥐야. 너의 특기는 깨진 독에 물 붓기, 나무호미로 밭매기 손으로 볍씨 까기, 혼자 울며 참아내기 온갖 시중 들어주는 천사 같은 울 엄마랑, 무엇이든 사주.. 창작밭/동 시 2010.06.13
청량산 청 량 산 다원 손성란 산에 오르기도 전에 맑고 깨끗한 바람이 입안으로 싸악 스미는 듯한 산 이름 ‘청량산’ 국제도시의 위상이 빌딩의 높이에 있는지 구름을 찌를 듯 자꾸만 올라오는 회색상자들 사이에서 아기자기한 샛길과 올망졸망한 봉우리만 갖고서도 결코 기죽지 않는 우리들의 숨통 ‘청량.. 창작밭/동 시 2010.06.13
학교신문 학 교 신 문 - 다원- 일 년에 네 번 나오는 우리 학교 이야기 기사를 읽어보면 우리들에게 있었던 일 다 알 수 있어요. 신문의 맨 뒷장 어린이 문예란에는 친구들의 작품이 잘난 척을 하고 있는데, 웃고 있는 사진도 함께 나와요. 혹시나 하고 눈을 크게 뜨고 샅샅이 찾아보아도 내 작품은 없어요. 너무나.. 창작밭/동 시 2010.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