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다리고 있을거야
-자폐아 홍길동에게-
밝은꽃 성란
고 작은 고추 가슴 속에
차곡차곡 접혀있는
세계지도를 나는 본단다.
접고 또 접어
콩알만큼 작게 만들어
네 가슴 크기에
꼭 맞게 만들어
깊이깊이 숨겨놓은
너의 꿈자리, 너의 희망자리,
그 불같은 소망의 자리를
나는 보았단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신비한 눈빛에서,
한 발씩 한 걸음씩
천천히 내딛는
조용한 행진에서,
나는 보고야 말았단다.
그 누구도 갖지 못한
너만의 넓디넓은
광활한 우주를,
한꺼번에 뛰려고, 단번에 날려고
욕심내지 않는 샘물같이 맑은
작은 가슴의 아이야
네가 삼킨 드넓은 우주를
휴우- 내뿜는 그날까지
요술풍선 같은 너를
가만히 조용히 오래오래
보고 있을 거란다.
기다리고 있을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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