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동 시

예쁜 내 강아지

길길어멈 2010. 5. 2. 23:20


       예쁜 내 강아지                                                                 
                         밝은꽃 성란
거뭇거뭇 검버섯 
쪼글쪼글 주름고랑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예쁜 데 하나 없는
빈 젖 할미 품에
온몸으로 안겨
비비고 입 맞추고
꾸물꾸물 지렁이 지나간 손등
자꾸 씻어도 온몸에 배어 있는
세월의 냄새
명절에나 얼굴 보는
아들도 딸도
저만큼 떨어져 큰절 하더니
무에 그리 바쁜 지
밖으로 총총
화장품 냄새 고운 제 어미 젖혀 놓고
단단한 어깨 제 아비 젖혀 놓고
아장아장 걸어와
폭폭 안기며
꼬부라진 할아비 등짝에
찰싹 몸을 붙이는
아이구,
예쁜 내 강아지,
눈에 넣기도 아까운
살가운 내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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