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친구가 좋아요 이런 친구가 좋아요 /밝은 꽃 성란/ 가방이 무겁다고 교과서는 두고 다녀도 초록 불 일 때만 건너는 안전약속은 꼭꼭 들고 다니는 친구 친구랑 놀다가 학원가는 건 잊어도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윗집 할아버지께 두 손 꼭꼭 포개서 인사는 챙기는 친구 지우개랑 우산이랑 리코더는 잃어버려도 소방관.. 창작밭/동 시 2009.12.27
지우개(배경만 바뀜) 지우개 /밝은 꽃 성란/ 장난감 하나 때문에 동생과 싸웠던 어제 일도 싹싹 당번인데 청소도 안하고 집으로 와 버린 오늘 일도 쓱쓱 학용품 살 용돈 인형 뽑기 기계에 덥석 넣어버린 내 손도 박박 어떻게 하면 게임 레벨 한 등급 올릴까 쉼 없이 궁리하는 공부시간의 내 머리 속도 벅벅 싹싹, 쓱쓱, 박박, .. 창작밭/동 시 2009.12.27
왜 그럴까요? 왜 그럴까요? 밝은꽃 이렇게 엄마 눈동자 한 가운데 말똥말똥 내 눈이 들어 있는데, 뚫어져라 엄마만 보고 있는데, 나는 왜 자꾸만 엄마가 보고 싶을까? 포근한 엄마숨결 봄바람처럼 한 가득 내 가슴에 들어 있는데, 토닥토닥 정겨운 울 엄마 손이 내 등에 끝없이 흙집을 짓고 있는데, 나는 왜 꿈에서 또.. 창작밭/동 시 2009.10.27
시간이 멈추다 시간이 멈추다 손성란 불이 다 꺼졌다. 단지 그리움 한 조각 내려놓았을 뿐인데, 온통 무채색이다. 유월의 반짝임도 요란한 꽃들의 치장도 흑백 영화처럼 밋밋하고 지루하다. 하늘이 준 선물이라 믿었던 욕심 없는 마음이 가져본 적 없는 가난한 이의 슬픔이란 걸 버려진 그리움의 조각에서 읽어낸다. 시간이 멈추어 버렸다. 아침은 잠들고 저녁은 오지 않는다. 차마 버리지 못한 그리움의 길고 긴 그림자까지 숨을 멈추고 그렇게 누워버렸다. 창작밭/시 2009.10.04
가을아침 가을아침 - 밝은 꽃 - 숨바꼭질 하다가 아침하늘로 숨은 해님 삼촌 따라온 귀여운 아기별들 고만 놀자 고만놀자 뻘뻘 땀흘리며바다처럼 파아란 하늘로 날아간 해님삼촌 손톱 끝까지 빨개져동동동 발 구르며조그만 더 놀자고보채는 아기별들 초록잎들 빠알갛게옷 갈아 입히고노오란 달 뜨면다시 놀아.. 창작밭/동 시 2009.10.04
카네이션의 노래1 카네이션의 노래 밝은꽃 빨간 색종이 세 장 초록 색종이 한 장 엄지손톱으로 꼭꼭 눌러가며 선생님 따라 접는 종이 카네이션 깔끔이 짝꿍 보다 모범생 누나 보다 엄마 맘에 아빠 맘에 쏙 들게 접어서 엄마 가슴에 아빠 가슴에 온종일 꼭꼭 붙어있게 해야지. 아빠 어깨 올라타 귀잡이 운전하던, 엄마 등.. 창작밭/동 시 2009.10.04
나는 기다리고 있을 거야1 나는 기다리고 있을 거야 -자폐아 홍길동에게- 밝은꽃 성란 고 작은 고추 가슴 속에 차곡차곡 접혀있는 세계지도를 나는 본단다. 접고 또 접어 콩알만큼 작게 만들어 네 가슴 크기에 꼭 맞게 만들어 깊이깊이 숨겨놓은 너의 꿈자리, 너의 희망자리, 그 불같은 소망의 자리를 나는 보았단다. 깊이를 알 .. 창작밭/동 시 2009.10.04
구월이 오면 구월이 오면 -밝은꽃- 단물 머금고 붉게 타오르는 사루비아 제 빛에 취해 비틀거리는 쑥부쟁이, 산쪽풀 미풍에도 소스라쳐 탁탁 부서지는 봉숭아 아직은 여름이라 우기느라 노랗게 질린 노랑어리연 하-나, 두- 울 박자 세는 소리에 늦더위와 싸우며 땀 흘리는 어린 몸짓 아직도 초등학교엔 운동회 연습.. 창작밭/동 시 2009.10.04
빈 교실 빈 교실 여기서 “쿵”, 저기서 “꽈당” “이건 뭐예요?” “다 하면 뭐 해요?” 겨울에도 진땀나는 우리 반 교실. 얼렁뚱땅 청소 끝! 서둘러 아이들이 가버린 교실. 먼지와 한 몸 되어 씨름하던 이야기마저도 아이들 뒤를 따라 가버린 교실. 놀러 온 선생님 아무리 많아도, 아이들이 없으면 여름에도 .. 창작밭/동 시 2009.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