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시1 성필용선생님2000 기쁨으로 보내드립니다
기쁨으로 보내드립니다 손 성 란 스며간 날에 대한 반추(反芻)로 당신 목은 학처럼, 기린처럼 길어만 지는데 영문모르는 성하(盛夏)의 꽃들은 깔깔거리며 흐드러집니다. 그래요. 꽃들의 깔깔거림을 들을 만큼 당신은 미련합니다. 외눈박이 황소 마냥 오직 한 길만을 묵묵히 그것도 마흔 세 해나 걸어왔으니까요. 꿈을 키우는 자가 시인이라면 당신은 릴케였고 마음의 더 깊은 소리를 듣는 자가 음악가라면 당신은 모차르트였지요. 당신 곁에 잠시만 머물러도 릴케의 섬세함과 모차르트의 화려한 영롱함이 뚝뚝 묻어납니다. 숲이 있고, 물이 있고 향기로운 꽃잎 날리는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 보일까봐, 탐이 날까봐 시인도 음악가도 마다하고 외눈박이 황소가 되었다며 숲처럼, 물처럼, 향기로운 꽃잎처럼 활짝 웃어버리던 바보 같은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