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아, 부탁해 겨울아, 부탁해 다원 손성란 똑같은 수분이련만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싫은 사람 손길 같은 땀방울 싫은 사람 눈길처럼 집요한 계절 지하세계에서의 긴 투쟁에 다시는 어둠속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는 듯 흐린 새벽 가로등 불빛마저 해의 비늘로 알고 지치도록 목 놓아 승리의 노래를 부르는 눈치 없는 .. 창작밭/시 2010.08.23
겨울아, 부탁해 겨울아, 부탁해 다원 손성란 똑같은 수분이련만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싫은 사람 손길 같은 땀방울 싫은 사람 눈길처럼 집요한 계절 지하세계에서의 긴 투쟁에 다시는 어둠속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는 듯 흐린 새벽 가로등 불빛마저 해의 비늘로 알고 지치도록 목 놓아 승리의 노래를 부르는 눈치 없는 .. 창작밭/시 2010.08.21
안부 안 부 다원 손성란 어디가 아픈 건 아니냐고 왜 자꾸 묻지? 아프지 않다고 그 어디도 상처가 나거나 부러진 곳은 없다고 어제와 같은 답을 건네고 나니 오늘은 괜스레 겸연쩍군. 어디 한 군데 조그맣게 라도 아픈 곳을 만들 걸 그랬나? 아프지 않다고 말하고 나면 어제처럼 그럼 안녕 해 버.. 창작밭/시 2010.08.20
보덕포 재란이네 -내고향 당진을 노래함- 보덕포 재란이네 다원 손성란 할아버지도 이름이 있고 삼촌도 이름이 있는데 할아버지네 집의 이름은 언제나 재란이네. 내가 태어나던 1963년에는 가수 박재란 이 최고로 인기가 있어서 이다음에 커서 가수 박재란 처럼 유명하고 인기 있는 사람이 되라고 재란 이라 이름 붙여 놓고 목청 좋아지라고 일.. 창작밭/시 2010.08.12
아미산에 올라 -내고향 당진을 노래함- 아미산에 올라 다원 손성란 봄 아미산 진달래는 붉은 사연 삭히어 고향 떠난 나그네들 춥고 설운 가슴에 두견주 한 잔으로 뜨겁게 퍼져서 아미산 그리는 아린 가슴속에 한 방울 눈물로 다시 고인다. 할아버지 손잡고 졸린 눈 비비며 그렇게 가고 싶던 초등학교 운동장 무심히 지나 눈 쌓인 설날 아침 .. 창작밭/시 2010.08.12
어느 날 갑자기 어느 날 갑자기 다원 손성란 애쓰지 않아도 어느 날 갑자기 한꺼번에 모든 것이 보일 때가 있다. 미치도록 궁금할 때는 호두 껍데기처럼 단단하더니 눈빛도 말도 행동도 습관이 되어 버린 어느 날 하나도 궁금하지 않은 날 미쳐버린 후에도 알고 싶지 않은 어느 순간 갑자기 새로 .. 창작밭/시 2010.08.09
넌 바보다 넌 바보다 -밝은꽃- 넌 바보다 내 심장에서 너의 심장으로 빨려 들어가는 붉은 펌프의 서툰 몸짓에 경련이 일도록 입술을 깨물어도 발끝까지 화닥이는 어리석은 가슴을 헤풀어진 그대로 다 꺼내놓고 까맣게 타오르는 걸 보고만 있는 바보를 보면서도 네가 보고 있는 바보가 바보인 줄도 모르는 넌 정.. 창작밭/시 2010.06.05
외롭다는 건 외롭다는 건 -밝은 꽃- 모든 것이 그대로다. 한 점 흐트러짐 없이 가지런하다. 나를 싸고 있는 어제와 똑같은 숨결 정확한 리듬의 심장박동 하늘, 거리, 강아지 수많은 사람들. 나에게도 있었던 그 무엇을 오직 나만 분실한 듯한 허정거림과 불안으로 걸음이 꼬이도록 외롭다는 건 숨 쉬는데 필요했던 .. 창작밭/시 2010.06.04
여름앓이 여름앓이 손성란 소리 없이 밀고 들어오는 대륙의 바람에 주눅 들어 오랜 인고의 시간을 참아 겨우 피워낸 수줍은 꽃 속을 마저 다 열어 보이지도 못했는데 자리를 내달라고 한 번 쯤 작은 눈짓이라도 보냈으면 좋았을 텐데 그랬으면 이렇게 거친 흔적을 남기고 맨발로 황망히 쫓기어 준비 없는 미련.. 창작밭/시 2010.05.24
첫 교단에서 첫 교단에서 손성란 너희 아홉 나기 꼬맹이들아. 어린 선생님은 선생님의 선생님께 약처럼 고된 말씀을 얻어 마시고 울퉁불퉁 서럽게 식도를 넘어 늘어진 위 주머니 받쳐 안으며 천국에 들 듯 조심조심 교실에 서면, 바스락 일어 깨는 눈망울 소리에 소화 못한 말씀들이 곧추 서 버려 붉.. 창작밭/시 2010.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