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月)의 시간 속에서 손성란 살아 움직이는 것들과 온 힘을 다하여 대결하던 아침 해처럼 도대체 서녘하늘로 돌아갈 것 같지 않던 푸드덕푸드덕 날개짓에 비늘이 떨어져도 아픈 줄도 고된 줄도 모르던 해(日)의 시간들이 어느 새 그렇게 가버렸다. 이미 건너버린 세월의 강 위로 떠오른 달(月)의 시간들이 고향집 안방처럼 푸근하게 잔기침 한 번 없이 온몸에 감겨 버렸다. 언제부터 인지 정수리에 꽂힌 새치를 더 이상 가려낼 수 없었던 것처럼 가루가 빻아지던 말던 언제나 마주보고 서서 방아를 찧는 달 속의 두 마리 토끼처럼 자연의 경이로움에 두 손 들고 항복한 채 조용히 미소짓는 시간이 그렇게 그렇게 오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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