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움직이는 큰 빛 -경인교대60주념 기념 축시 - (경인교대60주년 기념 축시) 세상을 움직이는 큰 빛 21회 손 성 란 삼팔선 가까운 개성에 첫 문을 열어 문맹(文盲)의 어둠을 밝히는 개나리 꽃불로 서해 줄기 따라서 타오르다가, 미추홀 언덕에 푸른 솔로 앉아서 대양의 바람을 온몸으로 막으며, 견디며, 비비며 옹이마다 풀지 못한 역사의 매듭을 걸어.. 창작밭/시 2010.05.24
시간이 멈추다 시간이 멈추다 - 밝은 꽃 성란 - 불이 다 꺼졌다. 단지 그리움 한 조각 내려놓았을 뿐인데, 온통 무채색이다. 유월의 반짝임도 요란한 꽃들의 치장도 흑백 영화처럼 밋밋하고 지루하다. 하늘이 준 선물이라 믿었던 욕심 없는 마음이 가져본 적 없는 가난한 이의 슬픔이란 걸 버려진 그리움.. 창작밭/시 2010.05.24
달의 시간 속에서 달(月)의 시간 속에서 손성란 살아 움직이는 것들과 온 힘을 다하여 대결하던 아침 해처럼 도대체 서녘하늘로 돌아갈 것 같지 않던 푸드덕푸드덕 날개짓에 비늘이 떨어져도 아픈 줄도 고된 줄도 모르던 해(日)의 시간들이 어느 새 그렇게 가버렸다. 이미 건너버린 세월의 강 위로 떠오른 .. 창작밭/시 2010.05.24
꽃이 피고 꽃이 지는 건 꽃이 피고 꽃이 지는 건 -밝은꽃 성란- 꽃이 피었다 꽃이 지는 건 더 큰 소망을 위해 오직 하나 뿐인 생명의 자리를 내주려는 사랑의 낙화(落花) 한 세대가 가면 또 한 세대가 오고 약속도 없이 바람이 불어오면 알 수 없는 곳으로 밀려간 바람이 천 년의 빙하를 녹이는 거대한 자연의 바퀴 속에서 하루.. 창작밭/시 2010.05.15
왜 그런 걸까? 왜 그런 걸까? 밝은꽃 손을 내밀면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는 그만큼의 거리에서 깊게 숨을 마시면 너의 체취가 묻어오는 그만큼의 거리에서 음악을 듣고, 차를 마시고 어제 읽은 책이야기 함께 더듬어보고 창 밖으로 오가는 무심한 사람들 창 턱에 고이는 몇 가닥 햇빛 속에 턱을 고이고 마주앉아 빙.. 창작밭/시 2010.04.17
[스크랩] (송시) 당신만의 뜰로 보내드립니다. (송시) 당신만의 뜰로 보내드립니다. 손성란 그 날, 꽃잎 같은 두 귀를 쫑긋 세우고 뚫어질 듯 당신만을 바라보던 어린 생명들 앞에서 떨리는 가슴으로 처음 교단에 서던 날. 사나이 가고 싶은 광활한 꿈을 꼬깃꼬깃 잘게 접어 손수건 찬 일곱 살 가슴에 눈물로 묻던 날. 크고 넓은 길로 가는 자보다, 쉽.. 창작밭/시 2010.03.04
시간이 멈추다 시간이 멈추다 손성란 불이 다 꺼졌다. 단지 그리움 한 조각 내려놓았을 뿐인데, 온통 무채색이다. 유월의 반짝임도 요란한 꽃들의 치장도 흑백 영화처럼 밋밋하고 지루하다. 하늘이 준 선물이라 믿었던 욕심 없는 마음이 가져본 적 없는 가난한 이의 슬픔이란 걸 버려진 그리움의 조각에서 읽어낸다. 시간이 멈추어 버렸다. 아침은 잠들고 저녁은 오지 않는다. 차마 버리지 못한 그리움의 길고 긴 그림자까지 숨을 멈추고 그렇게 누워버렸다. 창작밭/시 2009.10.04
내 껍데기 내 껍데기 -밝은꽃- 세상에서 제일 힘든 사람농사 짓겠다고 겁 없이 달려든 미련한 내 껍데기. 가지치기, 순자르기 모두가 금지된 생명의 줄다리기, 평생을 다녀봐야 자격증 한 장 없이 평생을 버텨봐야 공로패 하나 없이 밑 빠진 장독에 생명수 채우느라 오장육부 말라붙어 새털 같은 내 .. 창작밭/시 2009.10.04
[스크랩] 기쁨으로 보내드립니다. 〈송시〉 기쁨으로 보내드립니다. 교사 손 성 란 스며간 날에 대한 반추(反芻)로 당신 목은 학처럼, 기린처럼 길어만 지는데 영문모르는 성하(盛夏)의 꽃들은 깔깔거리며 흐드러집니다. 그래요. 꽃들의 깔깔거림을 들을 만큼 당신은 미련합니다. 외눈박이 황소 마냥 오직 한 길만을 묵묵히 그것도 마흔.. 창작밭/시 2009.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