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시

시간이 멈추다

길길어멈 2010. 5. 24. 02:15

 


시간이 멈추다

                - 밝은 꽃 성란 -



불이 다 꺼졌다.

단지

그리움 한 조각

내려놓았을 뿐인데,


온통 무채색이다.

유월의 반짝임도

요란한 꽃들의 치장도

흑백 영화처럼

밋밋하고 지루하다.


하늘이 준 선물이라 믿었던

욕심 없는 마음이

가져본 적 없는 가난한 이의

슬픔이란 걸

버려진 그리움의 조각에서

읽어낸다.


시간이 멈추어 버렸다.

아침은 잠들고

저녁은 오지 않는다.

차마 버리지 못한

그리움의 길고 긴 그림자까지

숨을 멈추고

그렇게 누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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