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바보다 내 심장에서 너의 심장으로 빨려 들어가는 붉은 펌프의 서툰 몸짓에 경련이 일도록 입술을 깨물어도 발끝까지 화닥이는 어리석은 가슴을 헤풀어진 그대로 다 꺼내놓고 까맣게 타오르는 걸 보고만 있는 바보를 보면서도 네가 보고 있는 바보가 바보인 줄도 모르는 넌 정말 바보다. 난 바보다. 입어도 입어도 자꾸만 추워서 겹겹이 껴입은 옷 갈피에 배인 젖은 마음 비틀어 받아놓은 눈물 한 바가지 꺽꺽 느끼며 마셔놓고도 며칠 째 빨래 줄에 널려 햇볕에 익어 햇빛 품은 따슨 옷을 갈아입지도 못하는 난 정말 눈치까지 무던한 진짜 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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