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시
외롭다는 건 -밝은 꽃- 모든 것이 그대로다. 한 점 흐트러짐 없이 가지런하다. 나를 싸고 있는 어제와 똑같은 숨결 정확한 리듬의 심장박동 하늘, 거리, 강아지 수많은 사람들. 나에게도 있었던 그 무엇을 오직 나만 분실한 듯한 허정거림과 불안으로 걸음이 꼬이도록 외롭다는 건 숨 쉬는데 필요했던 아주 적은 분량의 공기마저 허공으로 쏟아버리고 사람들 발길에 채여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단 한 벌의 외출복을 남의 것 인양 바라만 보는 무심한 눈으로 세상과 마주섰다는 어쩔 수없는 떨림이다. 아무에게도 들키지 못한 혼자만의 노래를 지키다 모두에게 보내버린 그 노래를 내 것이었는지도 모르고 흥얼거리는 사람들 옆을 스쳐 지나갈 때 팔뚝에 솟아오르는 작고 초라한 소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