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 319

해군으로 입대한 효길이가 훈련소에서 보낸 편지글 6통 모음

부모님께(첫 번째 편지) 작은 아들 계속 집에서 보다가 없으니 적적하겠습니다. 입대 날 아부지랑 형이랑, 데려다주신 아버지 친구 분이랑 작별을 하고나서부터 취침 시까지 참 많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바깥생각, 부모님생각, 형 생각, 친구생각 하면 할수록 심란해져서 ..

2015 종업식날 학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2015 학년말 학부모님께 드리는 감사의 글.hwp 5학년 5반 학부모님께 개학날을 기다려 겁을 주던 동장군도 입춘에 쫓겨 한풀 꺾였습니다. 감기에게 귀한 시간 뺏기지 않고 모두들 건강하시지요? 우리 5반 어린이들과 만난 지가 바로 어제 같은데 벌써 일 년이 다 지나 이렇게 마무리하는 날이 왔습니다. 1년 동안 저를 믿고 소중한 자녀를 맡겨 주시고 뒤에서 끊임없이 기도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참 고마웠습니다. 일일이 얼굴을 보며 두 손을 마주잡고 따뜻한 차라도 한 잔 나누며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여 이렇게 짧은 필설(筆舌)이나마 저의 마음을 전합니다. 버스 차장은 일 년만 해도 거스름돈을 한 번에 집어 승객들에게 준다는데 교직은 그 특성상 겉으로는 똑같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전혀..

창작밭/산 문 2016.02.04

2015 어린이 동시집을 묶는 어린이들에게

첫 동시집을 묶는 어린이 시인 여러분, 축하합니다! 아직 쌀쌀한 겨울의 한기가 새 학년 새 교실로 들어서는 여러분들의 어깨를 자꾸만 움츠러들게 했던 3월 첫날의 모습이 영화의 첫 장면처럼 선명합니다. 오직 5학년 5반 이라는 이유만으로 일 년 간 함께 생활해야 하는 운명공동체로 엮어진 역사적인 날이었으니까요. 여러 친구들이 친구들과 선생님을 선택할 수 없었던 것처럼, 올해 처음 연화초등학교로 전근을 온 선생님도 선생님의 선택이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여러분들과 한 묶음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누구의 생각이었을까요? 어떤 이의 힘이 작용하여 여러분들과 선생님이 만날 수 있도록 한 걸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고요? 사실은 선생님도 여러분들처럼 곰곰이 생각해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을 한 단계 더 놓은 세..

창작밭/산 문 2015.12.27

교직에서의 나의 편견

교직에서의 나의 편견 교사가 되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가장 큰 이유로는 교사라는 직업 자체가 아닌 교사들의 모습 때문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촌지와 편애가 특히 나를 괴롭혔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는 촌지가 성행하던 시기였고 촌지를 하지 못하는 형편을 부끄럽게 여길 만큼 당연한 관행처럼 되어 있었다. 특히 반장이나 부반장을 하게 되면 일 년에 몇 번 쯤은 촌지를 드려야 했고 소풍 때는 선생님의 도시락을 챙기느라 무거운 가방 때문에 소풍이 가기 싫을 정도였다. 선생님들이 한 곳에 모여 계신 곳에 어머니가 준비한 도시락을 내려놓으면 각반 어머니들의 음식솜씨가 자연스럽게 비교되는데 우리 어머니의 음식이 볼품없거나 맛이 없으면 고생한 보람도 없이 담임의 좋지 않은 눈길을 오랫동안 받아야 했다. 어..

창작밭/산 문 2015.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