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혼자서도
차마 혼자서도 손성란 기막힌 일은 조금 늦었다는 것 때문에 모든 정의가 사라지고 뿌리에 뿌리까지 의심받는다는 것.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은 기적의 순간을 소원하기엔 내 삶이 그렇게 따사롭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그렇다고, 따사롭지 않았다고 차가운 방에 들어앉아 커튼까지 내려둘 일은 아니었다고 중얼거려본다. 차마 아무도 없는 빈 방에서도 입 안 가득 물고만 있어야 하는 한 마디 절규가, 목이 뻐근하도록 애를 써도 삼켜지지 않는 그리움 한 덩이가 이제 와 왜 내 몫이 되었는지 신을 모독했던 모자란 과거를 불쑥 꺼내어 참회의 기도를 하게 하는 지 가슴 치며 통곡을 해도 악착스레 붙어있다. 차마 아무도 없는 꿈속에서 조차 뱉어내지 못했던 낯선 뜨거움이 서러움이 되어 목젖을 태워도 냉수 한 모금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