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동 시

쉿, 말하지마

길길어멈 2010. 6. 13. 22:50
      쉿, 말하지마
      다원 손성란
      과학시간에 만들어 논 우리 반 어항 속엔 우렁이 세 마리, 금붕어 두 마리. 선생님이랑 친구들이랑 만들어 논 우리 반 유리어항 속엔 다슬기 세 마리, 물 풀 두 개. 너무너무 귀여워서 한참을 보다가 아무도 없을 때 살짝 우렁이를 만졌어요. 동그란 몸통에 납작한 손톱 뚜껑 매끌매끌 우렁이, 반질반질 우렁이 만지작만지작 쓰다듬는데 드르륵 문 열고 친구가 와요. “금붕어가 배가 고픈가 봐!” 물 묻은 손 뒤로 감추며 친구에게 말했죠. “한 번 만져보면 안될까?” “안 돼, 선생님한테 혼-나!” 가만히 보기만 하는 친구에게 어쩐지 미안해요.
      “우렁아, 우렁아 말하지마!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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