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핸드폰 손성란 ON 떨어져 있어도 작은 내 손바닥 위에 나란히 앉아 있는 것 같다 엄마도 해외로 출장가신 아빠도 싸우고 돌아서서 가버린 친구까지도 너에게 가는 모든 길이 다 막혀버렸다. 마주 보고 말하는 법이 생각 안나 온 종일 허둥허둥 안절부절 바로 옆에 네가 있는데 그저 기다리.. 창작밭/동 시 2016.07.17
다문화 병아리 다문화 병아리 손성란 병아리 부화기 속에서 태어난 일곱 마리의 병아리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털 색깔이 모두 다르다. 아기가 엄마를 닮는 것처럼 병아리도 어미닭을 닮았을 텐데 진짜 엄마는 어떻게 생겼을까 부화기 속에서 엄마도 없이 처음 만난 일곱 마리의 병아리 서로 몸을 부비.. 창작밭/동 시 2015.07.29
나비 공원 나비공원 손성란 나비 찾아 달려간 나비공원 어디 갔나 했더니 여기에 있었구나. 꽃잎에 누워 졸고 있다가 아이들 소리에 신이 난 나비들 예쁜 날개 팔랑이며 아이들 머리 위에 글씨를 쓴다 ‘어서 와, 반가워!’ 나비가 쓴 글씨는 웃음가루 되어 아이들 입 속으로 쏘옥쏘옥 깔깔깔깔 아.. 창작밭/동 시 2015.07.29
송도 신도시 송도 신도시 손성란 밤에 꾼 꿈 낮엔 이야기되어 동그란 우주 네모난 바다 수런수런 해 돋는 언덕에서 태어난 아기 햇살 쪼르르 미끄러져 달빛공원으로 첨벙첨벙 오늘과 내일이 사이좋게 악수하며 피고 지는 이야기꽃 처음 보는 열매들이 재잘재잘 창작밭/동 시 2014.10.24
인천대교 인천대교 손성란 먼 풍경 속으로 쑤욱 빨려 들어가는 기다란 지네 한 마리 깊고 푸른 바다에 수 백 개의 다리를 담그고 꾸벅꾸벅 졸고 있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꿈 깰까봐 새들도 바람도 조심조심 기어간다. 창작밭/동 시 2014.10.24
미안하다 미안해 미안하다 미안해/손성란 나만 믿고 내 책상 위로 이사 온 화분 며칠 동안 물 주는 걸 깜박 잎에 손가락을 대니 과자처럼 바삭바삭 얼마나 목이 말랐을까 얼마나 뜨거웠을까 시원하게 샤워하듯 흠뻑 물을 주면서 미안다하 미안해 힘을 내라 힘을 내 아무리 바빠도 다시는 잊지 않을게 밥 .. 창작밭/동 시 2014.08.08
생일 생 일 손성란 하늘과 땅이 하나로 뭉치고 온 동네 길고 긴 기다림의 기도 끝나던 날 별똥별 하나 은하수 건너서 사랑으로 크려고 엄마 품에 안긴 날 그 날, 바로 그 날이 네가 우리에게 온 날 참 기쁜 날 참 고마운 날 창작밭/동 시 2014.04.14
오월의 아이들아 오월의 아이들아 다원 손성란 총명한 지혜로 생각의 나무가 되어주렴 모든 것을 안아주는 사랑의 바다가 되어주렴 오월의 하늘처럼 맑고 높은 꿈을 간직 하렴 나무처럼 바다처럼 오월의 저 하늘처럼 그렇게 자라주렴 오월의 아이들아 창작밭/동 시 2014.04.08
미안하다 미안해 미안하다 미안해 다원 손성란 며칠 동안 물주는 걸 깜박 잎에 손가락을 대니 과자처럼 바삭바삭 얼마나 목이 말랐을까 얼마나 뜨거웠을까 시원하게 샤워하듯 흠뻑 물을 주면서 미안하다 미안해 힘을 내라 힘을 내 나만 믿고 내 책상 위로 이사 온 내 화분 아무리 바빠도 다시는 잊지 않을.. 창작밭/동 시 2014.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