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가고 있다. 사흘째 떠나기 싫은 듯 눈물같은 봄비를 뿌리고 있다. 봄비는 봄바람의 춤을 보여주며 봄과의 작별을 예고하나 보다. 이팝꽃이 다 떨어져버렸다 때죽나무 꽃도 바닥에 흥건하다 벚나무 애기 열매들과 초록 꼬투리도 발길에 톡톡 터진다. 빗물에 밥풀처럼 조팝나무 꽃잎이 둥둥 떠다닌다. 오월의 나무는 초록을 감당 못하고 도로 위로 그 빛을 아낌없이 쏟아내며 초록터널 초록의 하늘 울타리로 시원하게 눈과 가슴을 뚫어준다. 이 비가 그치면 이 비에 찔레꽃 하얗게 지고나면 개구장이 변덕스런 봄바람이 마냥 그리운 갑작스런 여름이 올게다. 봄아 봄바람아 봄비야 봄꽃들아 남김없이 고마웠다 빈틈없이 행복했다 시아버님 갑상선초음파검사를 위해 봄비를 맞으며 병원에 다녀왔다. 오월의 나무만큼 건강하시기를... (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