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동 시 171

알게 되었어요

알게 되었어요   다원 손성란 하늘에는 흰 구름, 파란 언덕엔 한가로운 양떼한 가득 바게트 빵이 든 바구니를 든 긴 머리의 소녀그림 속에서 보았던 이런 풍경만이아름다운 건 줄 알았어요.지루하지도 않은지 늘 그 자리에밋밋하게 서있는 벚나무 몇 그루초록색 페인트칠이 살짝 벗겨진테니스장의 철제 담장아침 저녁으로 지나는 길에엄마의 잔소리처럼 기필코 내 눈에 걸리는오래된 우리 아파트의낯익은 풍경들습관처럼 잠 자고 일어난 아침망친 그림에 이리저리 덧칠해 놓은검은 크레파스의 심통 난 숨결만이데굴데굴 제멋대로 굴러다녀요.학원에서 돌아오다 보았던어젯밤의 지루한 벚나무살짝 칠이 벗겨진 초록 테니..

창작밭/동 시 2010.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