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동 시

밤길을 걷다 보니

길길어멈 2010. 8. 20. 05:59



밤길을 걷다 보니
                  다원 손성란
바람 냄새 따라  밤길 걷다 보니
어제 보았던 길이 낯설어요.
먼지 뒤집어 쓴 뽀얀 옥잠화가
달빛에 도드라져 선녀처럼 보이고요.
자동차 기침 소리 깔고 앉은 낡은 벤치 위
집나온 아이들 쮸쭈바 먹는 모습도
평화롭게 보이고요.
가로등 불빛 친구삼아 
어둑한 밤길을 걷다 보니
참 이상한 일이죠?
낮에 본 보도블럭 사이 제멋대로 자란 풀도
동양화 속의 난 처럼 멋들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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