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동 시

동강할미꽃

길길어멈 2021. 4. 5. 13:58

동강할미꽃

 

                              손성란

 

이러지 말아요

밟고 꺾고 캐고

 

나 혼자만 간직하려고

먼 곳에서 달려와

캐어가 버리고

 

희소성을 지키려

사진 한 번 찍고는

밟아 버리는

사람들의 욕심

 

몇 년 전까지

동강 바위에

팔백 개도 넘게 살던 할미꽃

올해는 백 개도 남지 않았어요

 

고개 숙여 사람들 기다리던

동강할미꽃

이제는 화가 나

힘없는 고개를 간신히 들고

눈물만 뚝뚝

 

동강할미꽃 눈물로

동강 바위에 우물이 생겼어요

 

 

 

                                                                  2021.4.5. 식목일 뉴스를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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