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동 시

사월은

길길어멈 2021. 4. 4. 16:42

사월은

                                         손성란

 

벚꽃범벅 사월은

사진 찍는 달

 

일 년 내내 사월처럼

꽃이 피어도

저렇게 열심히 사진 찍을까?

 

눈으로만 봐서는

마음에 차지 않는지

금방 사라질까

걱정되는지

 

꽃만 찍다가

꽃 속에 꽃인 양

함께 찍다가

 

저 혼자 겨울 벗고

한 겹 꽃잎으로 우리에게 온

봄꽃들 옆에서

아직도 추운 마음

녹이는 걸까?

 

솜털 하나 없는 맨몸으로

알록달록 꿈꾸며

기다리고 기다리던 꽃씨들

본 척 만 척 지나친 게

미안해서 그럴까?

 

세상에서 제일 친한

친구처럼

이리저리 다정하게

찍고 찍고 또 찍고

 

벚꽃범벅 사월은

봄바람의 고마움

꽃들의 대견함

언제라도 꺼내 볼

사진 찍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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