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교단에서
손성란
너희 아홉 나기 꼬맹이들아.
어린 선생님은 선생님의 선생님께
약처럼 고된 말씀을 얻어 마시고
울퉁불퉁 서럽게 식도를 넘어
늘어진 위 주머니 받쳐 안으며
천국에 들 듯 조심조심 교실에 서면,
바스락 일어 깨는 눈망울 소리에
소화 못한 말씀들이 곧추 서 버려
붉은 얼굴에 떨리는 음성밖엔
줄 것이 없구나.
옛날 선생님이 니들처럼
투명했던 시절같이
여전히 학교 종은 땡땡 치고
거북은 토끼를 이기고
흥부는 놀부보다 아름다우며
기쁨이 슬픔보다 강한 거라고
얘기해야 되겠지.
거친 세상,
바깥 부는 바람소릴 듣기엔
아홉의 네 귀가 너무나 꽃잎이야.
얘야, 풀꽃처럼 작은 입의 아이야
단추를 열면 들이 보일 것 같은
고추 심장으로 이 어린 선생을
쉽게도 믿어버리는 나의 두려운 아이야.
편안한 현명은
선생님의 선생님이 가르치지 않아도
잴 수 없는 빠르기로 너희가 믿어대는
초라한 가슴에 겁 없이 배이는데,
선생님이 가져야 할 슬기와 지혜는
찾아 헤이기도 힘겨워 부끄럽구나.
얘야, 시내 밑 차돌 같은 아이야
너희 아홉 살의 자존심을 지키고
선생이라 불리우는 이 햇푸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