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시
(경인교대60주년 기념 축시) 세상을 움직이는 큰 빛 21회 손 성 란 삼팔선 가까운 개성에 첫 문을 열어 문맹(文盲)의 어둠을 밝히는 개나리 꽃불로 서해 줄기 따라서 타오르다가, 미추홀 언덕에 푸른 솔로 앉아서 대양의 바람을 온몸으로 막으며, 견디며, 비비며 옹이마다 풀지 못한 역사의 매듭을 걸어놓고 날마다 지구의 핵으로 질기게 파고 든 지 이만 천 구백 날 열두 해씩 다섯 번 환갑(還甲)이 되었다. 주린 배로 눈빛만 날카롭던 이 땅의 아들과 딸이, 큰 사람 되어 큰 힘을 내는 대한의 손자, 손녀 길러 보자고 기도하며 앞만 보고 뛰어든 교육의 바다, 오늘은 아침 해 큰 빛으로 세상을 연다. 송악산, 문학산, 계양산 속속들이 지나온 날 이만 천 구백 날보다 많은 이만 오천 구십 송이 노란 꽃불 밝혀 놓고 푸른 솔 높은 가지 학이 되어 날아 앉아 세상 움직이는 힘을 모은다. 자유로운 진리 위한 배움을 구한다. 우주를 밝히는 큰 빛이 된다. 세계로 뻗어가는 서해의 파도 계곡을 깎아 강폭을 넓히고 펄펄 뛰는 물고기로 모두 만나서 한바탕 풍악에 잔치를 열자. 돌쟁이, 환갑쟁이 하나가 되어 욕심껏 지구를 부둥켜안고 세계로 우주로 달려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