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시

꽃이 피고 꽃이 지는 건

길길어멈 2010. 5. 15. 01:04

    꽃이 피고 꽃이 지는 건 -밝은꽃 성란- 꽃이 피었다 꽃이 지는 건 더 큰 소망을 위해 오직 하나 뿐인 생명의 자리를 내주려는 사랑의 낙화(落花) 한 세대가 가면 또 한 세대가 오고 약속도 없이 바람이 불어오면 알 수 없는 곳으로 밀려간 바람이 천 년의 빙하를 녹이는 거대한 자연의 바퀴 속에서 하루를 더 버티면 사흘을 헤쳐 온 작은 생명의 불꽃 착상의 꿈을 잃고 덧없이 스러지는 것을 꽃불 켜 대낮같이 밤을 밝히던 도도한 춘화(春花)마저도 아쉬운 날 접으며 돌아가는 것은 영원동안 거듭되어 전해 온 내일의 약속 어제 꽃 진 그 자리에 오늘의 생명이 날개를 내리고 조용한 몸살로 미래의 양식을 동그랗게 말아 탐스럽게 살찌우는 아름다운 의식 오늘도 꽃이 핀다. 오늘도 꽃이 진다. 20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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