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은 올해도
손성란
꽃들은 올해도
마스크를 하지
않았어요
꽃들은 재작년에도
작년에도 또 올해도
역시나 마스크를 하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마스크를
눈밑까지 올리든 말든
꽃들은 목젖까지
덜컥 열어 놓고
온 얼굴을 내어 놓았어요
햇볕에 익어 온몸이 붉어져도
벌 나비 올 때까지
바람에 춤까지 추네요
작고 여리고 얇고 약하지만
피어있는 날들만큼은
아무 것으로도 가리지 않고
다 보여주고 싶은가 봐요
나도 꽃들처럼
사는 동안
가림없이 거짓없이
용감해지고 싶어요
2022.4.9.토. 붉은 산당화를 보고
(작년보다 2주정도 늦게 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