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동 시

햇살 먹이

길길어멈 2022. 4. 9. 18:25

햇살 먹이
손성란

할머니가 아기를
유모차에 싣고
걸어갑니다.

겨울을 품어낸
봄 새싹처럼

할머니의 세월은
연두 빛 햇살로
가만가만 조심스레
아기에게 스며듭니다.

겨울과 봄이 만나
인사를 하는 사이
햇살 먹은 아기는
쑥쑥 자랍니다.

어느새
아기의 유모차는
할머니의 두 손을 꼭 쥐고

돌돌돌 노래하며
걸어갑니다.

2022년 학산문학 봄호에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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