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역 벚꽃로
손성란
긴 강처럼
찻길 따라 한복판에
피어난 사랑의 꽃길
여의도 벚꽃축제 가지 않아도
강원도 깊은 산 찾지 않아도
입던 옷 그대로
집을 나서면 언제나
그곳에서 반겨주는 산책길
폭신한 흙길 시원한 바람
초록나무와 꽃들의 향기 사이에
할아버지, 아빠의 운동기구
할머니, 엄마의 그늘쉼터
나랑 내동생의 작은 놀이터
우리 가족 우리 동네 사람들 숨길
꽃 숨, 이야기 숨, 휴식의 숨
쌓였던 걱정
큰 숨으로 내려놓고
밝고 건강한 숨으로 채워주는 길
나무들이 내준 길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연수동에서 청학동으로
벚꽃로 정기 채우고
연수역에서 서울 한복판으로
달려가는 수인분당선
꽃무릇 붉디붉은 가을 벚꽃로
가쁜 숨 내쉬러 다시 오는 길
2021년 6월 인천문협 <우리동네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