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동 시

커피

길길어멈 2010. 5. 9. 07:16


               커 피  

                                    다원 손성란

         


        아침인가보다

        엄마보다 먼저 들어오는 커피냄새

        쌉스레한 이 냄새 사라지면

        엄마 목소리 들려 올 테지

        일어나야지?, 아침이야!"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시작한 엄마가

        그윽한 커피 향처럼

        나직이 깨워주시는 날은

        엄마가 덜 피곤한 날.


        지각인가보다

        커피향보다 먼저 들어오는

        쿵쿵쿵 급한 발소리

        엄마 고함소리 들려 올 테지

        "여태 이불 속이야? 해가 중천이야!"


        엄마가 힘드신가보다

        시계 울음소리와

        그렇게 좋아하는 한 잔의 커피가

        엄마의 고단한 아침에

        밀려난 날은 우리가 더 걱정이다.


        지각보다 더 무서운 엄마의 신경질

        커피 한 잔 얼른 타서 식탁에 놓고

        바람처럼 학교로 몸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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