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친구잖아
밝은꽃 성란
무슨 일 있어?
말할 힘도 없구나?
그럼 그냥,
내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으렴.
바람 냄새 나지?
두 손에 모아서 꼬옥 쥐고 있을래?
핼쓱한 볼에서 미끄럼 타는
얄미운 이슬방울 꼭꼭 묶어서
길 떠나는 바람에게 선물하려고.
왜 전화 안했어?
또 내 걱정 먼저 했구나?
그럼 그냥,
우리 손잡고 천천히 걷자.
노란 민들레 보이지?
잠깐 멈춰서 바라봐 줄래?
낮추고 또 낮추면 보일거야.
바닥에 몸 비비며 노래하던 꽃들이
부러움 토하며 널 보는 시샘의 노란빛.
넌 내 친구잖아,
세상에서 제일 큰.
난 네 친구잖아.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
우린 정말,
정말 좋은 친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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