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동 시

오월에는

길길어멈 2010. 5. 2. 00:57

    오월에는 밝은꽃 성란 오월엔 나무들이 더 잘 자라요. 겨울바람 이기고 돋아난 싹을 훈장처럼 달고 있는 아기나무가 의젓하다 쓰다듬는 촉촉한 봄비, 대견하다 입 맞추는 따뜻한 봄볕. 오월엔 아이들이 더 잘 자라요. 참새처럼 냇물처럼 조잘거리며 밤톨처럼 영글게 크는 아이가 기특하다 쓰다듬는 아빠의 손길, 어여쁘다 안아주는 엄마의 가슴. 오월엔 무엇이든 더 잘 자라요. 잘했다, 예쁘구나, 고맙습니다. 부지런히 칭찬하고 바쁘게 사랑해도 서른 한 날 오월은 짧기만 해요. 오월 한 달 바람처럼 스쳐버려도 길고 긴 겨울을 참아내는 건 의젓하다, 대견하다, 돋아난 싹아 기특하다, 어여쁘다, 오월의 아이야. 가슴에 꼭꼭 품은 칭찬의 씨앗 한 겨울을 나고도 싹이 돋아요. 꽃샘추위 이기고 꽃이 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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