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밭/바꿈방

일기 쓰는 법

길길어멈 2009. 12. 11. 23:50

일기쓰기 

 일기검사의 시작은 교사와 아이들과의 믿음이겠지요.
교사와 아이들과 믿음이 없다면 일기검사는 말그대로 검사에서 끝나게 됩니다. 믿음이 없으면 일기에 '나'를 담지 않거나 거짓말로 쓰거나, 형식적인 일기가 되고 말겠지요. 교실에서 교사와 아이와의 믿음이 먼저 쌓여야 할 것입니다.
- 미리 약속을 정해야겠습니다.
  예를 들어,
일기는 매일 적는다. 그러나 쓸 내용이 없으면 날짜만 적어도 된다.
보여주기 싫으면 접어두거나, 별표시를 하고 읽지 말라고 하면 읽지 않는다.(믿음과 관련있는 약속이 되겠지요.)
일기 내용으로 절대 벌을 주거나 평가하지 않는다.
아이에게 물어보지 않고 일기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일기 지도할 때 친구 일기보다 좋은 참고일기는 없습니다. 그러나 참고일기를 읽어줄 때도 꼭 물어보고 동의를 구한 다음에 읽어주어야겠습니다.)
- 글쓰기를 향상시키는 것이라면 일기지도가 아니라도 됩니다.
삶을 가꾸는 일기가 아닌 글쓰기 지도를 위한 일기지도라면 일기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글쓰기를 향상시키는 것이 좋겠습니다. 일기는 '삶'이란 생각으로 그 '삶'을 가꾸는 것으로 보았으면 합니다.
[보기_어제 일기를 보다가 00의 일기]
4월 17일 일요일
날씨 : 바람 솔솔, 햇빛 쨍쨍, 날씨 좋음.
제목: 아빠.
가족이 날 아프게 하는 거라...
사실은요. 선생님. 원래 아빠의 직업이 있었어요. 말하자면 아빠가 회사원이었는데 회사가 갑작스럽게 '부도'를 맞아, 아빠는 회사를 그만 두게 되었어요. 아빠는 같뜨기나 연세가 많으셔서, 일자리를 구하지 어려웠어요. 난 항상 아빠가 벽돌을 나르는 일 같은 걸할까봐 맘이 너무 아팠어요.
그런데 아빠가 직접 회사를 차리게 되었어요. 근데 아빠가 개업을 해 좋기는 한데, 영 맘에 걸려요. 다시 보도를 맞으면 어떡하나, 아빠가 포기하면 어떡하나, 난 그래서 아빠가 늘 날 슬프게 하는 것 같아요.
아빠는 애써 태연한 척 하시면서, 우릴 위해 한달에 한 두번은 꼭 외식을 해 주세요.
'휴~ 이제 살 것 같아요!'
내 일기장과 선생님께 나의 고민거리를 말했으니까요. 선생님이 이건 비밀일기인데 선생님과 나만 아는 비밀일기예요. 그리고 선생님도 아빠 회사가 번창할 수 있도록 꼭 기도해 주세요.

★ 일기는 모든 아이들이 스스로 즐겨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즐겨 쓰게 하려면,
▷ 첫째, 어떤 내용을 쓰라고 지시하지 말고, 어디까지나 자유롭게 쓰게 하는 것이다.
▷ 둘째, 날마다 일정한 길이로 쓰게 하지 말고, 쓰고 싶은 것이 만을 때는 많이 쓰고, 쓸거리가 없을 때는 한두 줄로 간단히 쓰도록, 그래도 전혀 못 쓰는 날이 있을 것이다.
▷ 셋째, 너무 글씨를 잘 쓰라고 강요하지 말 것.
▷ 넷째, 교사가 자주 보아 주고 칭찬할 것.
▷ 다섯째, 결코 일기장의 양식을 부자연스럽게 만들어 주어서 기계적으로 쓰게 하지 말  것이다.
일기장을 ‘검사’한다는 말은 아주 나쁜 말이다. 검사할 것이 아니라, 읽어서 아이들의 마음과 생활과 가정환경을 알고 깨달아 교사가 배우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들이 일체가 되어 있다면 학생들은 모두 자기가 쓴 일기를 읽어주기를 바랄 것이다.
★ 일기의 내용을 지시하고, 선생님의 가르침을 알뜰히 지킨 것처럼 쓰게 하고, 일기장에 기계적으로 어떤 기호나 말을 적어 넣게 하여 훌륭한 교육을 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더러운 장사꾼들이나 하는 짓이다.
일기는 아이들에게 지나친 부담이 안 되도록 간결하게 쓰도록 함이 좋다.
★ 일기 쓰기로 글짓기를 겸하여 할 생각이라면 일주일에 하루쯤, 그것도 아이들이 각자 원하는 날에(쓰고 싶은 것이 많은 날에) 길게 쓰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아래에 있는 것은 작년에 일기장 첫장에 붙여 주었던 글입니다. 저는 글쓰기를 겸하여 일기쓰기를 지도 했기에 일주일에 한번은 길고 자세히 쓰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참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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