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동 시

무전기 놀이

길길어멈 2010. 5. 3. 01:00

 

 

무전기 놀이 밝은꽃 성란 아빠는 장롱과 벽 사이에 나는 식탁 밑에 동생은 냉장고 옆에 “아빠다, 오버!”, “잘 들린다. 오버!” “이제 나와라. 오버!”, “안 들리나? 오버!” 구석에 박혀서 말소리만 오락가락 혼자 남은 엄마가 손나팔을 만들어 “비상이다, 오버!” “식탁에 과자 있다. 오버!” 쿠당탕 쿵탕 적군이고 아군이고 염치도 체면도 가리지 않고 우적우적, 아작아작 다시 모였다. 과자 한 접시에 동그랗게 모여 앉은 전사들 무전기 내던지고 평화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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