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가고 있다.
사흘째
떠나기 싫은 듯
눈물같은 봄비를 뿌리고 있다.
봄비는 봄바람의 춤을
보여주며 봄과의 작별을
예고하나 보다.
이팝꽃이 다 떨어져버렸다
때죽나무 꽃도 바닥에 흥건하다
벚나무 애기 열매들과 초록 꼬투리도
발길에 톡톡 터진다.
빗물에 밥풀처럼 조팝나무 꽃잎이 둥둥 떠다닌다.
오월의 나무는 초록을 감당 못하고
도로 위로 그 빛을 아낌없이 쏟아내며
초록터널 초록의 하늘 울타리로
시원하게 눈과 가슴을 뚫어준다.
이 비가 그치면
이 비에
찔레꽃 하얗게 지고나면
개구장이 변덕스런 봄바람이
마냥 그리운
갑작스런 여름이 올게다.
봄아
봄바람아
봄비야
봄꽃들아
남김없이 고마웠다
빈틈없이 행복했다
시아버님 갑상선초음파검사를 위해 봄비를 맞으며 병원에 다녀왔다. 오월의 나무만큼 건강하시기를... (2021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