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은
손성란
벚꽃범벅 사월은
사진 찍는 달
일 년 내내 사월처럼
꽃이 피어도
저렇게 열심히 사진 찍을까?
눈으로만 봐서는
마음에 차지 않는지
금방 사라질까
걱정되는지
꽃만 찍다가
꽃 속에 꽃인 양
함께 찍다가
저 혼자 겨울 벗고
한 겹 꽃잎으로 우리에게 온
봄꽃들 옆에서
아직도 추운 마음
녹이는 걸까?
솜털 하나 없는 맨몸으로
알록달록 꿈꾸며
기다리고 기다리던 꽃씨들
본 척 만 척 지나친 게
미안해서 그럴까?
세상에서 제일 친한
친구처럼
이리저리 다정하게
찍고 찍고 또 찍고
벚꽃범벅 사월은
봄바람의 고마움
꽃들의 대견함
언제라도 꺼내 볼
사진 찍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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