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산 문

2월의 동시 <우린 친구잖아>

길길어멈 2014. 2. 1. 11:26

 

                     우린 친구잖아

 

                                   손성란

 

 

 

 

내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으렴.

 

바람 냄새 나지?

 

 

 

 

두 손을 모아 내 손 꼭 쥐고 있을래?

 

네 눈물은 바람에게 줘 버리자.

 

 

 

 

내 손에서 네 손으로

 

네 손에서 내 손으로

 

오고 가는 우리의 마음

 

말하지 않아도 알지?

 

 

 

 

난 네 친구잖아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넌 내 친구잖아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친구들,  안녕?

 

설이다. 내일은 양력으로 2월이고.

 

그 1월이 끝 날을 설날로 만들어두고

 

또 어딘가로 떠나가 버렸다.

 

 

 

 

눈도 많이 오고 추운날도 있었지만

 

시작인가 싶던 새해 첫 달이

 

눈밭에 미끄러지듯 홀연히 가버린 자리에

 

또 한 살이라는 나이를 더해야 하는

 

설이라는 커다란 고개와 더 짧아서

 

아쉬움이 더욱 커질 2월이 앉아있다.

 

 

 

 

지나간 1월의 행복들이

 

다시 2월 속으로 오롯이 넘어오고

 

어쩌면 어려움이 많을 수도 있는 설이지만

 

우리 어릴 때 설을 맞던 마음을 생각하면서

 

조금은 기분이 좋아질까 하고 2월의 詩로

 

초등놀이학교에 있는 나의 동시 중에서

 

“우린 친구잖아”를 전해본다.

 

 

 

 

친구! 

 

우리들은 모두

 

생각만 해도 미소가 떠오르는 친구가 있지?

 

더러는 상처를 주어 힘들게도 하지만

 

앞에 나서서 불어오는 거센 바람을

 

온몸으로 막아주던 친구 말이야.

 

바로 나 자신이 누군가의 그런 친구일 수도 있고.....

 

 

 

 

내 詩처럼 가만히 어깨에 기대면

 

따스함이 느껴지고, 두 손을 모아

 

삶속의 설움들을 함께 날려버릴 수 있는

 

소중한 친구가 곁에 있기를,

 

 

친구들이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는 인연이

 

   2월의 날들 속에서 만들어지기를 바래본다.

 

 

 

 

시간은 머물지 않고 지나가는데

 

우리는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이미 지나간 것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더러는 화를 내기도 하지.

 

 

 

세상 모든 것들이 나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우리들이 눈을 감고 뜨는데 따라

 

세상 만물이 보이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니

 

이런 것들이 다 나를 위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고

 

살만한 세상인지 알 수 있지.

 

게다가 손만 잡아도 눈빛만 보아도 이심전심인

 

친구가 있다면 삶의 가치는 몇 배 더 커지겠지.

 

 

 

 

 

설을 나이가 한 살 더 먹는다는 생각으로

 

억울(?)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나이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살 수 있으면

 

그것 또한 참으로 아름다울 수 있을 것 같다.

 

 

 

만약에 우리가 나이를 먹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은 삶의 질서가 무너지고

 

세상은 지금보다 더 힘들어지겠지.

 

 

 

편안한 마음으로 좋은 것들만 생각하며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올해의 설을

 

행복 속에 보내길 기원한다.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들의 삶의 한 장면이니까.

 

갑오년의 새해, 보내는 날들 하루하루

 

모든 순간 순간 

 

서로가 서로에게 복을 지어주고 지켜주길 바라며

 

또 한 번 커다란 희망으로

 

2월을 시작해 보자.

 

사랑한다! 사랑하자! 친구들아!

 

 

 

 

 

 

   희전이었던 손성란 드림

 

 

 

 

 

도경원 선생님께서 2月의 詩로 선정해 주신 글을 초등학교 친구들을 위한 뒷글로 바꾸어 씀

2014.2.1.(일)  음력으로 2013년 마지막 날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