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동 시

눈 침대

길길어멈 2013. 2. 12. 01:42

        눈 침대
        손성란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다가
        아무도 지나지 않은 눈밭에 눕는다.
        사각사각 얼굴로 살금살금 배위로
        춤을 추며 내리는하얀 별들.
          폭신폭신 하다가 시원한 것 같다가
          등허리 슬슬 축축해 오면
          누웠던 자리 망가질까
          조심조심 일어난다.
            푹 패인 엉덩이, 네모난 몸통
            방울 털모자에 개구쟁이 두 다리가
            액자 속 사진처럼 찍혀서는
                한 낮 겨울 볕에 쏟아지던 하얀 별들
                또르르 대롱대롱 물방울로 매달려
                조금 더 놀자고 눈물 흘리는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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