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시

시간이 멈추다

길길어멈 2009. 10. 4. 16:26
 

시간이 멈추다 손성란 불이 다 꺼졌다. 단지 그리움 한 조각 내려놓았을 뿐인데, 온통 무채색이다. 유월의 반짝임도 요란한 꽃들의 치장도 흑백 영화처럼 밋밋하고 지루하다. 하늘이 준 선물이라 믿었던 욕심 없는 마음이 가져본 적 없는 가난한 이의 슬픔이란 걸 버려진 그리움의 조각에서 읽어낸다. 시간이 멈추어 버렸다. 아침은 잠들고 저녁은 오지 않는다. 차마 버리지 못한 그리움의 길고 긴 그림자까지 숨을 멈추고 그렇게 누워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