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야[雪夜] /혜린 원연숙
삭막한 오래뜰 화폭위에
밤새 그려놓은 수묵화 한 폭
달빛 머금은 매실
사윈 가지마다
수줍은 듯 화려한
순백의 사랑 피어난다.
상야등 고즈넉한 불빛아래
시름시름 앓던 여윈 동목
졸가리에 피어나는
하얀 꽃송이
살풋이 떨리는 꽃잎마다
진한 묵향이 만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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