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너라도 있으면
*어신 이재복*
기다림은 늘
감추어진 손마디 끝에
굳어버린 습관처럼
쉽게 잊는 셈을 한다.
어느 대상을 정하기에 앞서
꼬깃꼬깃 접어두었던 마음 사이에
불쑥 숨을 몰아쉬며 고갤 쳐든
내 안의 갈망
그것이 기다림일는지
옥죄이는 고통의 시간보다
기다림 너라도 있으면
저 모르게 다녀가는 넋 나간 사랑
그리 서글프진 않으련만
눈물에 절은
무한 바램의 닳아버린 깃발은
지난 시간에 뿌리 밑동만 남긴
그리움의 잔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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