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동 시

홍시

길길어멈 2011. 10. 27. 11:36

      홍시

      손성란  뜨거운 햇볕 한 줌

      개구쟁이 콧김으로

      꽁꽁 묶어 꽁꽁 동여

      담장 위에 숨겨 놓고

      그만 잊어버린거야.

       

      배부른 참새가 모른척하고

      허수아비 잠 안자고 밤새 지키고

      꼬부랑 할머니 허리 필 때

      주름진 얼굴에 물들던 젖먹던 힘이

      아무도 몰래 담장 위에

      빨갛게 빨갛게 고였던거야.

       

      여름의 뜨거움, 개구쟁이의 콧김

      잠 못잔 허수아비 빨간 눈,

      할머니 지팡이에 대롱대롱 가을바람

       

      조물조물 뭉쳐진거야

      동글동글 매달린거야

       

      작은 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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