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동 시

나갈래요

길길어멈 2011. 3. 31. 21:08

 

나갈래요
밝은꽃샘

 

저거 봐요. 아기새의 입처럼 해님을 향해 뾰족뾰족 오므린 입 내미는 새순들을요. 조심해요. 발밑에도 기지개 켜는 새싹들이 하나 둘 고개를 들고 있어요. 아이, 참!

나도 나갈래요 . 더는 못참겠어요. 조렇게 여린 몸으로도 단단한 나무껍질 딱딱한 흙더미 위로 해맑은 얼굴로 쏘옥 나왔잖아요. 걷다가 한 번 쯤 넘어지면 어때요? 다시 일어나라고 온 몸으로 받쳐주는 새싹들의 응원이 있잖아요. 엄마, 저도 나갈래요. 벌써 봄은 안뜰까지 왔어요. 저, 지금 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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