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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5 김국진님2014 당신의 향기를 고백합니다.

당신의 향기를 고백합니다. 손성란 누군가를 지켜내는 방패가 아닌빛나는 동상으로 앞줄에 세워 달라고단 며칠 창백한 손바닥을 내밀어차가운 악수를 나누는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아이들의 방패로 아이들의 울타리로제일 먼저 아이마중을 나오는 사람그런 사람이 당신입니다. 하루의 시작이 즐겁고 기뻐야학교생활이 즐겁다고천 날을 하루같이교문 앞에 선 붙박이 장승이 되어태양처럼 넓고 환한 손바닥을 펴고촛불같이 위태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사람그런 사람이 당신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라고어떻게 해야 한다고앞에서 일러주고 가르쳐주기엔수줍은 사람이라그냥 먼저 가서 해 버리곤소리도 없이 빙긋이웃던 그런 사람입니다. 크게 웃지도크게 성내지도 않았지만소리 없는 미소와소리 없는 걱정만으로도그 울림이 우리..

창작밭/시 2014.06.23

송시4 정안식님 2012 먼 후일, 아주 먼 후일에도

먼 후일, 아주 먼 후일에도 손 성 란 희망으로 커야 할 아이들은 희망으로 꿈으로 채워야 할 아이들은 꿈으로 정성으로 보듬어 지극한 손길로 키워낸 희망의 꿈나무들 숲으로 대양으로 세계로 우주로 휘파람을 불며 어깨춤을 추며 거침없이 막힘없이 달려갑니다. 언제부터 이 길을 걸어왔을까? 무엇이 이 길에 머물게 했을까? 해 푸른 젊음에 봉오리 진 꿈을 안고 서툴게 들어선 교단에서 바람 불고 찬 서리 몰아치는 길고 긴 사계의 여정을 수십 바퀴 견뎌낸 인고의 어깨 위에 꿈의 열매들이 황금처럼 빛납니다. 천박하진 않으나 소박한 자리 가파른 절벽도 꽃피는 동산도 아니었지만 걸어온 내내 무릎을 굽혀야 같은 높이의 꿈을 일구고 피울 수 있었던 당신의 묵묵한 선택이 이렇게 향기로운 열매 가득한 나무가 되어 커다랗고 편안한 ..

창작밭/시 2014.06.22

송시1 성필용선생님2000 기쁨으로 보내드립니다

기쁨으로 보내드립니다 손 성 란 스며간 날에 대한 반추(反芻)로 당신 목은 학처럼, 기린처럼 길어만 지는데 영문모르는 성하(盛夏)의 꽃들은 깔깔거리며 흐드러집니다. 그래요. 꽃들의 깔깔거림을 들을 만큼 당신은 미련합니다. 외눈박이 황소 마냥 오직 한 길만을 묵묵히 그것도 마흔 세 해나 걸어왔으니까요. 꿈을 키우는 자가 시인이라면 당신은 릴케였고 마음의 더 깊은 소리를 듣는 자가 음악가라면 당신은 모차르트였지요. 당신 곁에 잠시만 머물러도 릴케의 섬세함과 모차르트의 화려한 영롱함이 뚝뚝 묻어납니다. 숲이 있고, 물이 있고 향기로운 꽃잎 날리는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 보일까봐, 탐이 날까봐 시인도 음악가도 마다하고 외눈박이 황소가 되었다며 숲처럼, 물처럼, 향기로운 꽃잎처럼 활짝 웃어버리던 바보 같은 당..

창작밭/시 2014.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