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밭/시

흐르는 작은 빛이려

길길어멈 2013. 6. 20. 22:44

 

    흐르는 작은 빛이려 손성란 별과 별이 흐르다 별과 별이 만나다 어디서 한 점, 그 작은 한 점 뵐 듯 말 듯 빛으로 뭉쳐 별 밑에 숨 쉬는 재미난 세상 노래해 들국을 스치는 한자락 바람을 노래해 세상 속에 들어있는 갖가지 냄새들 바람 속에 스며있는 부끄러움, 소리들…… 펼쳐라 하면 자꾸만 오르라지는 가슴이나 내노라 하면 줄 것 없는 빈주먹이나 빈주먹으로 오그라진 가슴을 두둘기며 달래며 울며 누르며 아슬아슬 재주하며 넘고 넘은 아홉 해 또 한 걸음 내딛어 십년고개 향하여 막막한 들판에 뿌리 깊은 들꽃으로 거친 바다에 잠 깨우는 새벽빛으로 얼굴 팔 생각 말고 맘 지킬 뜻을 세워 새 산을 넘으리 흐르는 빛으로 그리하여 작은 빛으로 흐르려 1990년 6월 9일 토 교사극회보 창간호 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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