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습
- 다원-
스며간 날에 대한 반추로
이젠 뿌리만 남은 이(齒)
사랑을 사랑한 거라 달래며사랑 안에 있는 동안도
무수히 준비했던 순간이건만
사랑 안에 있던 찰나의 순간은
무수한 연습에도 속절없이
영겁(永劫)의 시간들로 멈춰버린
사랑 밖의 정지된 그림
잇몸에 남은 이(齒)의 흔적마저희미해 질 때쯤이면
어리석은 반추의 무한반복
멈춰지려나.
사랑 안에 있으며
헤어짐을 연습했던 것은
한낱 투정과 응석이
아니었음에도
이렇게 어린아이처럼
엄마도 없는 텅 빈 마당에서
홀로 넘어진 것 같은
막막함은 또 다른 부끄러움에
다시는 거울을 보지 않으리라
입술을 깨문다.
이미 이(齒)도 잇몸도 없는
예전엔 입술이었던
그리움의 흔적을
온힘을 다하여 다시 깨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