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다 원
한 방울의 눈물도 떨어뜨리지 않고
볼우물 터질 듯 물고 있던 입김에 담아
겨우내 얼었던 검은 가지와의
선뜩한 포옹과 입맞춤으로,
마침내 찍혀버린 기다림의 마침표
입안에 고였던 눈물만큼
펑펑 웃음을 터뜨리며
검은 가지 위에 옹기종기 매달렸다.
숨도 안쉬고 냉정하게 침묵하던
검은 줄기에 쿵쾅쿵쾅 맥박이 뛰면
볕을 잃어 노랗게 질린 얼굴들
개나리 빛 별꽃으로 피어 날 텐데,
삭히던 그리움 참을 수 없어
붉은 울음 서럽게 토해내면
제 성질에 겨워 도닥도닥 솟은 발진들
진달래 빛 입술로 노래 할 텐데
끝이 보이진 않던 긴 기다림에도
옹기종기 함께 울던 친구들이 있어
따스한 첫 햇볕에 샤워를 하고
다닥다닥 봄의 품에 붙어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