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들밭/좋은부모

[스크랩] <지붕킥>남매에게 배우는 학습동기 향상전략

길길어멈 2010. 5. 1. 23:37

 

 지난 주에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빵꾸똥꾸 해리가 생전 처음으로 백점을 맞은 상황이 방영되었다. 그 뿐인가? 남을 가르칠만한 실력이 전혀 안 되는 준혁이가 세경이의 영어를 가르치면서 자신이 공부를 하고, 이제는 세경의 수학까지 직접 가르치기 위해 눈에 불심지를 키면서 도전하는 모습까지 이르렀다. 이게 웬일인가? 무엇이 이 꼴통 남매를 공부를 하도록 했는가? 답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동기 향상’에 있다.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중요한 몇 가지를 꼽으라면 ‘지적 능력, 학습 기술, 학습 동기’의 세 가지를 말할 수 있겠다.

 

  먼저 지적 능력은, 우리가 보통 IQ로 알고 있는 지능 수준이다. 그러나 속단하지 말 것은, 지능이라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IQ 123’과 같은 숫자적인 의미만을 가진 것은 아니다. Howard Gardner는 “다중지능이론(The Theory of Multiple Intelligence)”에서 지능을 “문화 속에서 가치가 부여된 문제를 해결하거나 결과물을 창출하는 능력”으로 정의하면서, 음악적 지능, 신체-운동적 지능, 논리-수학적 지능, 언어적 지능, 공간적 지능, 대인관계 지능, 그리고, 자기이해 지능, 자연탐구 지능의 8가지 구성요인을 제안하고 있다. 이처럼 지능은 다양한 요인이 측정된 것이므로, 지능지수만 높다고 똑똑한 것은 아니라 어떤 영역에서 자신이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고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성인 지능검사 K-WAIS를 국내 규준화하는 작업과정에서 서울대 학생들에게 이를 실시했을 때 평균이 ‘100’ 안팎의 ‘Average(평균)' 수준에 속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어릴 때 천재로 알려졌던 몇몇 인물이 지금은 소리소문없이 평범한 인물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만 보아도, 즉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데 지능은 결정적인 요인이 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적 능력이 좋은 사람들이 좀 더 수월하게 학습 내용을 이해하면서 따라간다는 것에는 아쉽게도 동의할 수밖에 없지만.

 

  두 번째로 학습기술이다. 이것은 중요하다. 학습 효율성과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하루 4~5시간만 자고 죽자고 매달리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먼저 학습기술을 점검해봐야 한다. 여기에는 시간관리, 노트작성법, 계산방법, 논술작성법, 시험관리 능력 등이 포함된다. 이것은 대부분 혼자서 습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부모나 교사가 약간의 가이드를 해 준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를 꼽으라면, 바로 세 번째, 학습 동기이다. 일반적으로 동기란 어떤 행동을 하게 된 계기나 이유를 의미한다. 즉 동기는 인간의 특정행동을 유발하고 방향감을 제시하며, 지속하게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학습 동기란 학습을 하고 싶은 마음과 목적을 갖게 하고 학습 행동을 지속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학습 동기는 학습 자체에서 가져오는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은 ‘내적 동기’와 학업 이외의 외적으로 주어지는 보상에 목적을 둔 ‘외적 동기’의 두 가지로 크게 구분된다. 지붕킥의 남매의 모습을 예로 살펴보자.

 

  먼저 해리가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된 데에는, 앞서 쥴리엔이 신애를 목마태우고 뛰어다니는 것을 본 후에 자신도 ‘쥴리엔 말을 타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그래서 아쉬운대로 저질체력의 나이많은 아빠에게 목마 태워줄 것을 시도하지만 예상대로 불가능이었다. 이 때 아빠가 제안을 한다. “이번에 학원에서 보는 시험에서 100점을 받으면 말을 태워줄게.” 욕구지연이 잘 안 되는 해리에게 이러한 제안은 말도 안 되는 것이지만 동시에 너무나 혹하게 되는 제안이었다. 현실적인 상황에 대한 고려보다는 욕구가 앞선 해리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있던 공부의 세계로 닻을 올린다. 신애가 놀자고 해도 거절하고, 화장실에서도, 식탁에서도 무서운 기세로 공부를 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100점을 맞아 온다. 아빠는 기쁘지만 뜨악한다. 약속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엄마를 통해 쥴리엔에게 사정을 해서 말을 태워준다. 해리는 너무 행복하다. 그러나 해리가 다음 시험에서 또 100점을 맞을까? 이 가능성은 20%정도로 본다. 해리가 이번 시험에서 100점을 맞은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형성되었다면 다시 한번 노력을 해 볼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내적 동기가 형성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내적 동기보다 외적 동기가 더 큰 데 있다. 해리의 사실상의 목적은 ‘말타는 것’ 하나밖에 없었다. 아빠의 보상이 해리에게 불을 붙인 것이다. 이것은 외적 동기이다. 이 경우 해리에게 다음 시험 전에 말타기 만큼 더 좋은 보상이 생겨나기 전에는 100점을 위한 동기는 없다.

 

  물론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어린 아이에게는 이러한 외적 보상을 통해서 내적 동기를 유지하고 향상시켜주는 것은 필요하다. 따라서 부모의 지혜가 필요하다. 일단 아이가 한 좋은 성취는 자랑스러워야 한다. 따라서 약속한 보상을 주는 것 뿐 아니라, 아이가 이를 위해 노력했던 것, 엄마아빠가 자랑스러워 한다는 것,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깨우쳐 주는 것 등의 과정에 대한 보상이 주어져야 하고, 이러한 보상이 꼭 물질적이어야 한다는 편견은 버려라. 아이에게는 부모의 칭찬과 함께 노는 시간, 또는 친구들과 놀 수 있는 여유시간을 제공해주는 것도 정서적인 보상이 된다. 상징적인 보상이 물질적인 보상보다 더 효과적이다.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의 적절한 균형이 이루어졌을 때 가장 큰 교육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보상이 너무 크거나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주어지는 것은 오히려 아이의 내적 동기를 저하시키게 된다.

 

   이번에는 준혁 학생의 경우를 보자. 준혁이는 지금 세경누나를 좋아한다. 세경누나가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되도 않는 실력으로 세경을 가르쳐주기 위해서 영어에 매진한다. 그러다보니 영어는 조금 자신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세경이가 수학 문제를 질문한다. 난감하다. 할 수 없이 베프에게 부탁을 한다. 그런데 베프의 유머러스하고 명쾌한 강의 실력에 세경이 웃는다. 준혁은 질투크리하여, 결국 스스로 수학을 공부해서 세경이를 가르쳐주기까지 마음을 먹는다. 이것은 내적 동기이다. 세경이의 사랑을 받고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므로 세경이란 외재자가 있는 것을 보면 외적 동기의 의미도 아주 없지는 않지만, 중요한 것은 스스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필요성과 동기가 유발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준혁이가 세경이를 좋아하는 동안에는, 또는 세경이와 함께 대학에 가게되는 그 순간까지 준혁이의 공부에 대한 노력은 쉽게 줄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내적 동기의 힘이다. 그리고 여기에 세경이로부터의 미소나 칭찬, 뜨개질로 짜준 목도리는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이 될 것이다. 

 

  동기가 없는 아이들은 없다. 문제는 잘 못 주어지고 있는 보상 개념이다. 그리고 너무 높은 수준을 목표로 잡고 ‘너를 위해서’라고 말하면서 아이들에게 닿을 수 없는 별을 잡기를 요구하는 것과 같은 부모의 강요가 우리 아이들을 학습에 대한 흥미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미 너무 글이 길어진 것 같지만, 그래도 참고 하시라고, <초등부모 공부 심리백과(박희정, 최연신 저)> 책에서 제시된 ‘부모가 자녀의 학습동기에 불을 붙이는 법’의 일부 내용을 함께 올린다.  

1. 학습동기를 높이려면, 노력과 과정을 칭찬하라.

   × 평가동기를 갖게 하는 칭찬 - " 잘한다, 똑똑하다, 능력있다, 천재다 "

   ○ 학습동기를 갖게 하는 칭찬 - " 노력했다, 꼼꼼하고 침착하게 잘했다. 열심히 했다."

2. 아이의 입장을 공감하고 이해하라. 아이가 공부로 고전할 때 섬세하고 예민하게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부모가 그 이해를 바탕으로 아이의 동기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 부정적 반응 - "그렇게 쉬운 것도 못해"

  ○ 긍정적 반응 - "상당히 어려운 숙제로구나."

3. 스스로 자기 통제와 성공적인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돕는다.

4. 학습의 내적동기를 증가시키기 위한 외적보상을 사용한다. 보상은 반드시 긍정적 측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 "이번 주까지 해야 하는 수학 과제를 끝내지 못하면 주말에 친구를 데려 올 수 없다"(부정적 측면의 보상)

  ○ "이번 주까지 해야 할 수학 과제를 모두 끝내면 주말에 친구를 데려와 놀 수 있다" (긍정적 측면의 보상)

출처 : 네모상자 안의 앨리스
글쓴이 : 앨리스 원글보기
메모 :